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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개 (이상 단편소설)

이것은 행복이라든가 불행이라든가 하는 것을 계산하는 것은 아니었다. 말하자면 나는 내가 행복되다고도 생각할 필요가 없었고, 그렇다고 불행하다고도 생각할 필요가 없었다. 그냥 그날을 그저 까닭없이 펀둥펀둥 게으르고만 있으면 만사는 그만이었던 것이다. 내 몸과 마음에 옷처럼 잘 맞는 방 속에서 뒹굴면서, 축 쳐져 있는 것은 행복이니 불행이니 하는 그런 세속적인 계산을 떠난, 가장 편리하고 안일한 말하자면 절대적인 상태인 것이다. 나는 이런 상태가 좋았다.-본문 중에서
이것은 행복이라든가 불행이라든가 하는 것을 계산하는 것은 아니었다. 말하자면 나는 내가 행복되다고도 생각할 필요가 없었고, 그렇다고 불행하다고도 생각할 필요가 없었다. 그냥 그날을 그저 까닭없이 펀둥펀둥 게으르고만 있으면 만사는 그만이었던 것이다. 내 몸과 마음에 옷처럼 잘 맞는 방 속에서 뒹굴면서, 축 쳐져 있는 것은 행복이니 불행이니 하는 그런 세속적인 계산을 떠난, 가장 편리하고 안일한 말하자면 절대적인 상태인 것이다. 나는 이런 상태가 좋았다.-본문 중에서
본명은 김해경(金海卿),(1910년 -1937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보성고보를 거쳐 경성고공 건축과를 나온 후 총독부의 건축기수로 취직했다. 1931년 처녀작인 시 <이상한 가역반응(可逆反應)>, <파편의 경치>를 <조선과 건축>지에 발표하였고, <건축무한육면각체>를 발표하면서 '이상(李箱)'이라는 필명을 사용했고 그 이후로도 계속 '이상'이라는 이름으로 작품활동을 했다. 1933년 3월 폐병으로 인해 건축기수직을 사임하고 배천온천에서 요양을 했다. 이때부터 그는 폐병으로 인한 절망을 극복하는 방법으로 문학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1934년 시 <오감도(烏瞰圖)>를 <조선중앙일보>에 연재했으나 난해하다는 독자들의 항의로 30회 예정이던 것을 15회에서 중단해야 했다. 1936년 <조광(朝光)>지에 소설 <날개>를 발표하였다. 같은 해에 결혼하여 일본 도쿄로 가 <봉별기(逢別記)> 등을 발표하였으나 1937년 사상불온혐의로 체포되었다가 병보석으로 풀려났지만 폐병이 악화되어 죽고 말았다. 27세 젊은 나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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