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로 양천집이 왔다. 오고 본즉 주인 아내도 유쾌치 못할 만치 흉한 얼굴을 가졌다. 한쪽 얼굴이 눈 하나를 어울러서 뺨까지 대패로 깎은 듯하고 따라서 눈알이 껍질이 벗겨져서 툭 불그러졌다. 그래 한 눈이 유달리 크므로 다른 한쪽은 또한 몹시 작아 보인다. 거기다가 곰보요 머리는 쥐가 뜯은 것처럼 군데군데 났다.-본문 중에서
나도향(1902년 3월 30일 ~ 1926년 8월 26일) 은 일제 강점기의 한국 소설가이다. 본명은 나경손(慶孫)이며 필명은 나빈(彬)이다. 서울 용산구 청파동에서 출생하였으며, 배재학당을 졸업하고 경성 의학전문학교를 중퇴한 뒤 일본에 건너가 고학으로 공부하였다. 1922년 《백조》의 창간호에 소설 젊은이의 시절을 발표하여 문단에 등장하였다. 이상화, 현진건, 박종화 등과 함께 백조파라는 낭만파를 이루었다. 동아일보에 장편 환희를 연재하여 19세의 소년 작가로 문단의 주목을 받게 된다. 1925년 《여명》 창간호에 벙어리 삼룡이를 발표하였는데, 한국 근대 문학사상 가장 우수한 단편 중의 하나로서 평가받고 있다. 그는 날카로운 필치로 많은 작품을 써서 천재 작가로 알려졌으나 폐병으로 인해 25세의 젊은 나이로 죽었다. 작품으로, 별을 안거든 울지나 말걸, 물레방아, 영화로도 만들어진 뽕, 벙어리 삼룡이 등이 있으며 민중들의 슬프고 비참한 삶에 초점을 맞춘 작품들이다.